[임은주 칼럼] 감정이 이성을 망친다?

기사입력 2021.09.02 00:32 조회수 1,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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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연구소 소장/휴나에듀 대표 임은주

감정의 대척점으로 여겨지는 것이 있지요. 바로 이성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가 생깁니다. 감정은 이성과 대비되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을 중요시 여기면 이성의 발달을 방해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는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 잘못된 인식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지요.

정아 씨에게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늘 자신이 필요할 때에만 정아 씨를 찾습니다. 정아 씨가 원할 때는 바쁘다는 등의 핑계로 정아 씨 곁에 있어주지 않습니다. 정작 본인은 정아 씨가 바쁘다고 하면 친구로서 어떻게 그러냐는 등 서운함을 표현하면서 말이죠. 정아 씨는 그 점이 늘 서운했고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친구가 원하니 바쁜 일이 있어도 친구를 위해 시간을 내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남편과 싸웠다며 만나자고 합니다. 하지만 그날따라 너무 몸이 아파 누워 있던 정아 씨는 쉬고 싶다고 거절을 했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너는 친구가 슬프다는데 쉬겠다는 말이 나오니?”라며 서운함을 표합니다. 그 순간 정아 씨는 그간 쌓인 감정을 폭발시키고 말았습니다. “너는 정말 이기적이구나. 다시는 연락하지 마!”

꾹 참고 있던 감정이 폭발해 인간관계를 망쳐버리는 일은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런 경험을 자주 하면 감정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감정이 나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치는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감정을 되도록 드러내지 않고 억누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처방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감정이란 내가 나 자신에게 보내는 사인이며, 내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줍니다. 문제는 감정을 다루는 방식일 뿐 감정 자체가 아닙니다.

물론 누구나 감정을 잘 다뤄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다루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그것은 바로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잘 다루려면 현재의 내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자기감정을 모르고서는 그 감정을 적절하기 표현하는 것도 불가능하지요. 표현하지 못하니 억압하고 쌓아둔 채 지내다가 결국 다른 사람에게 폭발시킵니다. 바로 정아 씨처럼 말입니다. 어른이 된다고 하여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이성이 있다고 해서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고 조절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줘야 어른이 되어도 감정을 잘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감정 교육의 목적입니다.

[뉴스스팟 기자 newsspot@newsspo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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